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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이집트여행2] 2007년 여름, 하비비를 처음 만난 곳으로


<추억의 식당에서 식전빵이 따뜻해 맛있었다.>


저녁 9시 즈음에 공항에 도착하고 여행기간동안 머물 곳에 10시 즈음에 가 이집트에서 연수중인 동생들과 이야하다보니 자정이 넘어서 잠들었는데 시차적응이 안되서인지 하비비와 일찍 일어났다. 오늘부터 우리의 추억여행이 시작되는구나. 기대 가득한 마음으로 오늘 함께 걸을 동선을 정했다. 오늘은 베후스지역과 무사덲거리 걷기, 또 2007년 여름 하비비와 내가 처음 만났던 자말렉 디완 서점과, 실란트로 카페를 가기로 계획했다.  


<내가 주문한 닭고기 샤와르마와 레몬주스 샤와르마는 빵에 말려있는 형태나 이렇게 접시에 주문할 수 있다.>


원래 샤와르마는 동그랗고 얇은 피타(Pita)빵에 말려서 나오거나, 길쭉한 빵에 넣어서 판다. 식당안에 자리잡고 먹때는 위와 같이 접시에 담긴 샤와르마를 주문할수도 있다. 오랜만에 아랍어로 주문하려니 하비비와 나는 전투적으로 주문을 했다.ㅋㅋ 


<영수증 기념 샷, 108기니는 2만 원 정도 된다.>



하비비는 비둘기구이(비둘기 안에 쌀을 채워 구운)와 펩시를, 나는 치킨샤와르마와 레몬주스를 그리고 아랍 샐러드를 주문했다. 워싱턴 외식비가 비싸다고 늘 투덜대던 우리였기에 다시 온 이집트의 외식비는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졌다. 그리고 연수시절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온 사람들이 왜 그렇게 돈을 펑펑 쓸 수 있는지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하비비와 식사하며 1시간 남짓 이야기 한거 같다. 예전 우리의 추억에 대해서. 





식사 후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가 포장한 음식 놓고 잠깐 낮잠을 잔 후 다시 나섰다. 자말렉까지 한 번 걸어보자는 마음에.. 이때까진 아직 워싱턴 생활습관이 배어있는 듯 하다.

 도끼(Dokki)거리의 끝자락에서 사진 한장. 5시 반 즈음이었는데 해가진다. 카이로의 밤이 시작되는구나. 



<아직까진 쌩쌩하다>


<나일 강 너머로 보이는 카이로타워 강에 비친 반영이 아름답다.>



연수시절엔 주로 택시를 많이 타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나일강변을 따라 느긋하게 걸을 여유가 없었던거 같다. 도끼(Dokki)거리 끝에서 나일(Nile)거리가 만나고 그 길을 쭉 걷다보면 자말렉(Zamalek) 지역을 연결시켜주는 7월 26일(July26)거리와 만난다. 앞서 말한 대로 하비비와 나는 이 길을 걷는게 처음이다 보니 얼마나 멀지 거리 계산을 잘못해서 중간 즈음 가다보니 체력저하와 ㅡ 도끼에서 베후스(Behooths)까지도 걸었기 때문에 ㅡ 길이 너무 어두워져 택시를 타기로 결정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둬서인지 리스를 예쁘게 장식해뒀다.>


자말렉의  디완(Diwan)서점의 분위기가 좋다. 크기는 아담하지만 일상의 퍽퍽함속에서 잠시 도망칠 수 있는 곳이었다. 



<2007년 느낌으로 ㅋㅋ>



처음 만났던 그 사전 섹션에서 한 장. 아래 사진은2007년 우연히 찍힌 사진.


<2007년 7월 21일 사전을 보고 있는 나와 뒤에 있는 하비비>


이 사진을 볼 때마다. 그땐 이렇게 될 줄 알았냐며 하비비와 이야기하며 웃는다. 





실란트로에서 하비비와 함께. 구조도 그대로고,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인것도 그대로다. 예전에 앉았던 그 자리에 똑같이 마주보고 앉아서 또 한참을 예전이야기하며 추억을 곱씹었다. 


<2007년 7월 21일의 나와 하비비>



사진을 찍든 말든 론리플래닛에만 온 집중을 쏟고 있는 하비비와 카메라의 구도를 보면 알겠지만 하비비가 아닌 다른쪽으로 향해있는 나의 디카. 이 사진도 지금보면 재미있다.


실란트로 카페를 마지막으로 오늘의 추억여행은 여기까지. 저녁에 모사닥(Mosaddaq)거리의 예멘식당에서 식사 약속이 있었기에  계속 있을수는 없었다. 워싱턴에서 돌아다닌 체력으로 오다보니 첫날을 정말 많이 걸어다녔다.


공기속의 매캐함은 여전하고 2초마다 들리는 도로의 경적소리, 사람들의 소리. 북적북적함. 도로의 교통체증. 혁명 이후에도 내가 그리워했던 카이로는 여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