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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2013년 01월 09일 수요일 17:36


@GU Healy Hall 2층 창밖으로 성당이 보이는 벤치에 앉아서, 냉정과 열정사이 ost와 함께


종이가 아닌 곳에 일기를 써본다. 지금 이 느낌과 공기 분위기를 기억하고 싶어서. 

겨울휴가를 이집트가기로 한게 우리에게 도움이 된건 워싱턴보다 날씨가 따뜻해서 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건 아마 완전히 다른 환경으로 우리를 노출시키기 위함이 아니였을까 생각해본다. 


이집트를 다녀온 뒤 좁은 스튜디오 아파트가 호텔방처럼 아늑하고 안락하게 느껴지고, 당연하게 느끼던 맑은 공기와 넓은 하늘에 감사하게 되었다.  조금 더 우리가 끈끈해지고 돈독해짐을 느낀다.


새학기를 맞이해라는 핑계를 대고 함께 돌아다니고 싶어서 학교엘 같이 왔다. Car Barn의 전망좋은 쉼터에서 지는 노을을 보며 감사했고, 지금 이곳에서 겨울 밤으로 넘어가는 검푸른 하늘과 성당의 실루엣은 참으로 경이롭다. 


여행이라는게 참 신기하고도 간사한게 똑같은 공간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하고, 익숙해진 것들을 재해석하게끔 만든다. 여행을 하지 않았다면 반복되는 삶에 찌들어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대체역사는 쓰지 않기로 약속했으니까. 지금의 일상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