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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13/11/05-10 마운트 플레전트 일상


13/11/05 화요일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졌다.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을 함께하는 하비비와 가슴운동 하는 날이다. 올림픽 바를 잡을 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무게가 힘에 부치는지 불안하게 흔들려서 장갑 때문인가 싶어서 손목 스트랩이 있는 장갑을 썼다. 일반 장갑보다는 손목을 지지해 줘서 훨씬 안정적이다. 플랫 벤치 프레스 할 때는 앞으로도 스트랩 붙어있는 장갑으로 해야지. 운동후 늘 먹는 바나나. 집으로 돌아와서 단백질을 물에 타서 마시고 씻고 식사준비를 한다. 요즘은 구운게 덜 비리고 맛이 있어 구워먹고 있다. 닭가슴살 한 덩이 반에 병아리콩과 채소와 당근을 넣어 먹는다.  


친구에게 쓴 손편지를 부치고, 산책 겸 쉬엄 쉬엄 걸으며 자이언트(Giant) 식료품점으로 향한다. 살 물건들을 적은 종이를 들고. 가을은 가을이네. 평소에 가던길이 아닌 다른길로 일부러 돌아서 온다. 은행이 노랗게 변했다. 거리에 은행이 굴러다니고 한국에서 익숙하게 맡았던 향기가 난다. 한국도 가을이 한창이겠지. 집에 돌아와 물건들을 정리하고 영수증 기록까지 완료. 주전자에 물을 올려 따뜻한 차 마시고 침낭에 들어가 책을 읽는다. 




13/11/06 수요일 

 파이브가이즈(5Guys)에서 리틀햄버거를 먹고 길 건너편의 파네라(Panera Bread)로 이동해 커피 한 잔 하면서 워싱턴 공공도서관에서 대여한 Lean, Long & Strong (Wini Linguvic / ISBN 978-1-57954-956-5)책을 읽는다. 4장의 6주간 식이 프로그램이 특히 좋았다. 창가 자리에서 책을 읽는데 뒤에 있는 분들이 체스를 소리내어 크게 하고, 체취가 견디기 힘들어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나왔다.



일광 절약시간이 해제된 이후로 5시 30분 즈음해 해가 진다. 겨울이 되면 더 밤은 길어질테지. 




13/11/07 목요일 

가장 좋아하는 하체운동 하는 날. 나중에 생각해보니 별 일 아니었던 일로 운동같이하는 남편에게 안좋은 감정 내비춰서 미안했다. 서로 감정이 날 선 상태로 운동을 한 탓인지 효율도 떨어졌다. 서로 운동 파트너로서 바라는것이 달라서 그런거 같다. 괜히 상처주는 것보단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이 날선 감정과 스트레스가 계속 이어졌는지 감정적 허기가 들이닥쳤다. 배가 부른데도 끊임없이 먹었다. 저녁에 "단순하게 살기"를 읽으며 최근 생활을 돌아보니 생각없이 살았고 내가 되고 싶은 나와 거리가 있었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일기를 썼다.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반복하지 말자고, 행동하자고.  




13/11/08 금요일 

어제와 다른 하루를 살기. 버지니아 올드타운에서 1시에 잰(Jan) 씨를 만나기로 해 12시에 집을 나섰다. 40분 동안 지하철 타고 목적지로 향하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약속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해 문자를 보내고 약간은 차가운 바람과 가을 햇볕을 즐겼다. 



사랑하는 친구를 보니 반가움이 먼저, 지난번 만났을때는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 걱정되었는데, 수술도 잘 받고 좋아보이는 얼굴을 보니 어찌나 행복한지. 내 미국 생활에서 가장 큰 도움과 즐거움을 주는 고마운 친구.. 매번 올드타운에서 만나지만 올 때마다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온다. 천천히 식사하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같이 걷고 자칫 우울해질 수 있는 미국 생활에 활력을 되찾게 한다.  



집에 돌아와서 남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떠서 하고, 남편이 먹고 싶어하는 참치비빔밥 만들어서 뚝딱 해치웠다. 



13/11/09 토요일


날씨가 너무 좋아서 남편과 함께 동물원에 가자고 제안했다. 집 부근의 베이커리에서 카페라테와 크로와상 샌드위치를 먹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혼자 동물원에 가 본적이 있지만 같이 가는거라 더 신이 나더라. 주말이라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이 많이 보였고, 쌀쌀한 날씨 덕에 동물들이 활동적이진 않았다. 거의 3시간 동안 걷고 보고 이야기하고 하다보니 나올 때는 배고파 일단 아이스크림을 먹고 집 부근 Beau Thai에 가서 팟타이와 국수 먹고 돌아왔다. 날씨가 추우니 국물음식이 자꾸 먹고싶어진다. 


집에 돌아와 무한도전을 함께 보고 웃고 쉬다가 어제 둘 다 피곤해서 못한 남편 머리 이발을 했다. 제대로된 시설 없이 미국에서 산 바리깡으로 화장실에서 한국에서 사온 이발보 두르고 하고 있다. 불편한 점도 있으나 돈도 아끼고, 이발하는 동안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받으면 힘들것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면 즐겁게 기꺼이 해야지. 



오늘도 고생했다며 맥주 한병 하며 하루 마무리 -




13/11/10 일요일 

주말에 부식쇼핑하러 대형마트에 가는걸 싫어하지만 이발도 하루 밀려 일요일에 장보게 됐네. 해야할 일이니 목록적고 필요한 것만 구입해 돌아오자고 마음먹고 출발. 계산 끝내고 나니 그래도 한시간이나 걸렸네. 좀 더 효율적으로 장보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다. 



금요일에 이야기 하다가 옥수수가 나와서 한번 쪄볼까 하는 맘에 바로 사서 쪄서 주니 남편이 참 잘먹는다. 미국에서 산 밥솥에는 찜기 겸용이라 편하게 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처음 쪄 봤는데 잘 되니 기분도 좋고. 역시 난 뭐든지 하면 잘 한다. 신기하게도.


다음주 플래너 속지에 미리 예정된 일정들을 기록하고 정리. 장보고, 밥먹고 하다보니 시간이 참 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