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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이집트여행1]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비행기 이륙하고 나서 나눠준 아랍커피와 대추야자. 색도 묘하고 맛도 묘하고 달달한 대추야자와 함께 먹어야 맛있다



12/12/22 @ Jedda Airport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사우디 경유하는 표를 산 걸까. 


처음에는 남미쪽으로 크루즈여행을 계획하다 춥고 플로리다로 이동해서 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다음으로 접어두고 카이로행 비행편을 찾기 시작했다. 출발지를 미국으로 하고 카이로 가는 비행기를 찾다보니 가격대 맞는걸 찾기 어려웠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사우디야 항공사(Saudia airlines)를 이용하게 되었다. 갈때 젯다에서 7시간의 대기시간이 있었지만 워싱턴에서 젯다까지 11시간이나 걸리는걸 생각하면 바로 환승하는 것보단 나을거라고, 그리고 맘놓고 가볼수 없는 사우디 땅에 발이라도 붙여보고 싶어서 괜찮다고 했다. 


북대서양을 지나 어딘가. 만년설이 보이길래 담아봤다.



하비비는 사우디에 가본 적이 있어 사우디 면세주도 안 판다며 볼게 별로 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뭐라도 있겠지 하며 내심 기대했다. 나는 참 단순했다. 11시간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젯다공항에 내리고 공항으로 가는 버스로 옮겨탔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 으허허허허허 음 건물 외관을 보니 정말 볼게 없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특이하게도 내리자마자 사우디야 데스크가 있고, 환승객들은 줄을 서길래 이건 뭐지? 뭐지? 하며 기다렸는데, 알고보니 젯다에서 대기시간 긴 여행객들들에게 음식바우처를 주는 곳이었다. 점심 쿠폰을 받고 환승홀로 올라가 보니 면세코너가 있었지만 있는건 향수, 담배, 초콜렛, 그리고 아이들 장난감이 전부였다. 아 이거였구나. 



점심쿠폰과, 젯다에서 카이로로 가는 보딩패스. 이렇게 7시간의 대기시간이 시작되었다



11시간의 비행 때문인지 안에서 나름 잘자고 잘먹었는데도 불구하고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자마자 노곤함에 하비비와 돌아가면서 쪽잠을 청했다. 막 도착했을땐 한산했던 공항이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환승객들로 가득찼다. 젯다공항은 공간이 워낙 좁고 앉을 곳이 제한되어 있어서 뭇 여행자들은 바닥에 앉아서 대기시간을 보냈다. 환승편 비행 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게이트 번호가 나오지 않는것이 답답했고, 물어보니 방송으로 나올거라고 한다. 공항이 좁으니 이렇기도 하네. 인샬라 정신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구나. 



<사우디의 디테일한 여성 화장실 표시>


처음 사우디에 들어가 신기했던건 정말 검은 여성분들이 많았다는것과 -글로, 사진으로는 무수히 접했으나 -실로 그 무리속에 있자니 놀라웠다. 그리고 출국검사할 때 남성줄과 여성줄이 분리되어있어 여성은 가방을 먼저 엑스레이 벨트에 통과시키고 커튼으로 가려진 방에 들어가면 검은 언니가 금속감지기오 앞뒤를 스캔하고 방을 나서면 된다는 점. 이정도였구나.  이래저래 구경도 하고, 잠도 자고 점심 도시락 쿠폰으로 밥먹고 있다보니 카이로행 게이트가 방송으로 안내되었고, 어떻게 이륙하고 착륙하는지도 기억 못할정도로 골아떨어졌다 깨어나보니. 카이로에 도착해 있었다.


<입국장에 있던 이집트은행 영업은 하고있지는 않았다>


하비비와 나는 동시에 '현장이다 현장'을 반복하며 능숙하게 비자를 사고 여권에 무수히 붙어있는 이집트 비자들을 넘기며 빈 칸에 붙였다.(처음 간 23을 기억하며 23번째 페이지에 붙였다.) 우릴 마중하러 온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또 다시 만난 카이로를 반가워하며 즐겁게 입국장을 나섰다. 이렇게 우리의 이집트 추억여행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