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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이사는 늘 힘들지만.. 더 나아짐에 감사

두 달이 지난 지금 버지니아 생활에 어느 정도 정착을 해 이사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어졌다. 


남편의 졸업. 그리고 취업으로 (미국인들도 회사 들어가는 게 어렵다고 하는데 남편이 새삼 대단하다 느껴진다.) 버지니아로 이사했다. 이집트에서도 이사해 봤지만, 한국이든 외국이든 이사. 단어를 생각만 해도 벌써 피곤하다.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다. 더군다나 미국에서 렌트하는 경우 거의 모든 짐을 빼야 해서 짐을 싸는 것 외에도 버리는 것도 참 큰일이다. 책상 2개, 바퀴 달린 의자 2개, 매트리스, 침대 프레임, 식탁, 의자 4개, 책장 4개 가져갈 가구를 추려보니 2년 동안 없으면 없는 대로 잘 지낸 거 같다. 


유홀(U-Haul)에서 10피트 크기의 트럭을 빌리기로 하고 이사 날을 정했다. 길일을 따져보지도 않았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서 하는 이사는 지인의 일정에 맞추기 마련이다. 공교롭게도 내 생일 다음 날이다. 뭐 생일이 그리 대순가. 날을 받고 나니 새집 계약서에 사인할 때보다 더 실감이 난다. '아 정말로  디씨에서의 생활이 끝나는구나. ' 처음 디씨의 스튜디오 아파트로 이사할 때 3블록을 왕복하며 여행 가방 2개와 이민 가방 2개 상자 3박스를 낑낑대며 옮겼던 기억이 스치면서 참 서로 잘 견뎠다. 석사 생활을 무사히 마친 남편이 참 고맙다. 


추억에 잠기는 것도 잠시 겨울옷부터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남편은 디씨에서 버지니아로 출근하고 있어 시간이 여유로운 내가 짐을 싸기로 했다. 뭐 워낙 내가 짐 싸는 건 잘하기도 하고. 하루 짐을 싸 보니 계속 생활하는 집에서 안 쓰는 것만 골라내 짐을 꾸리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미국에 와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Jan씨가 선뜻 이사하는 동안 손님 방을 내어주어 얼마나 편하게 이번 이사를 했는지..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사에 필요한 상자도 감사히 받을 수 있어서 상자 비용은 안 들었다. 보통 이사용 상자는 홈 디팟(Home depot)이나, 유홀(U-Haul) 대리점에서 크기와 용도에 맞춰 살 수 있다. 


아래는 이사하는 날 풍경- 다행히 날씨가 좋아 무리 없이 할 수 있었다. 


<# 사진1 : 트럭을 디씨에서 운전하는 건 상상불가- Jan씨의 사위 Justin씨가 흔쾌히 운전해 주셨다. 이사 할 아파트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짐 어떻게 옮기나 걱정했는데 Justin씨의 교회 청년회의 친구들, 일당을 주겠다고 하니 너무 많이 몰려서 선착순으로 뽑았단다. 힘쓰기 전 나무 아래 앉아있는 두 청년. >


<#사진2 : 디씨 집에 도착해서 미처 못 싸놓은 짐을 부랴부랴 쑤셔 넣고 다 넣은 상자는 엘리베이터로 옮겼다.>


<#사진3 : 건물 뒤편의 주차장을 통해서 차곡차곡 실리는 짐을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사진4 : 짐을 완전히 뺀 2년 동안 보낸 공간을 떠나는구나. 만감이 교차한다. 그동안 고생했어.>


<#사진5 : 마지막 확인을 하고 문을 닫고 나왔다. 더운 날 땀 흘리며 짐 실어주니 참 감사하다.>


<#사진 6 : 드디어 새집에 도착. 고생 시작이구나.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짐 옮기기 시작했다. 벌써 이 집에서 나올 때가 걱정이 되는 건... 그때도 잘 할 수 있을거야. >


<#사진 7 : 다친 사람 없이 깨진 물건 없이 잘 끝낸 이사. 마지막에 일당을 주니 무척 뿌듯해 보이더라. 도움받을 수 있는 지인들이 있어 참 감사했던 이사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