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워싱턴DC

미국에서 처음 경험한 Bridal Shower에 대해서

내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책을 만드는걸 아는 Jan이 부탁을 했다. 3월즈음에 자기 조카가 브라이덜 샤워파티를 하는데 도와줄 수 있겠냐며 자신은 아이디어는 있지만 그걸 어떻게 풀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같이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처음엔 인생에서 중요한 이벤트인데 내가 맡아도 될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이번이 문화체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거라고 생각해 하겠다고 했다. 내가 언제 또 이런걸 해 보겠냐는 마음으로~ 


<예비신부의 색이 하얀색 그리고 보라색이라 리본을 보라색으로 :)>


그렇게 해서 2월 초 Jan과 재료샵들을 돌아다니며 재료들을 구하고 아래와 같이 수작업으로 50여개의 초대장을 만들었다. Pinterest에서 대충 컨셉을 잡고, 초대장 앞의 웨딩드레스는 Jan과 나의 아이디어로 :) 


관련글 -  Bridal shower 초대장 만들기



그리고 방명록도 만들어 줄 수 있겠냐는 말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다. 어려운 일도 아니기에. 초대장 작업을 끝내고 책 작업도 마치고 3월 29일 버지니아 > 매릴랜드 > 팬실베니아 > 오하이오 4개의 주를 지나 9시간 30분 만에 미시간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다음날 있을 샤워 장식 준비하다 잠들었다 



<테이블마다 놓여있었던 상자. 밑면에 숫자가 적혀있다>


Jan과함께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궁금한 점도 물어보고 한국의 결혼 문화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는데 내가 가장 궁금했던건 왜 '샤워'라고 부르는지 에 대해서였다 (브라이덜 샤워, 베이비샤워). 


<예비부부에게 덕담을 적는 Wish Tree>


질문하고 나서 혼자 생각해 봤는데 샤워하고 나면 샤워 전과 달라지는 것과 같이 예비신부도 샤워 후에는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데서 나오지 않았을까 했다. Jan의 대답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간단했다. 


"글쎄.. 선물세례를 받으니까 샤워라고 하는거 같아"  



<열심히 부풀린 장식과, 꾸민 꽃병>


그러면서 나는 한국에서는 결혼 후에 집들이와 돌잔치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 돌잡이도 곁들어서 돌잡이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더라. 미국에서는 결혼 전과 출산 전에 이렇게 샤워를 하는게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내가 만들어준 방명록, 마침 신혼여행때 모로코에서 산 가죽이 있어 사용했다.>


결혼 한달 반에서 2 달 전에 브라이덜샤워를 한다. 예비신부의 가까운 친구와 친척 가족들에게 샤워 한 달 전 쯤 초대장을 보내고 손님은 참석 여부를 알려줘야 한다. 손님들은 신부를 위한 선물(주로 가전제품이나 주방용품, 인테리어 소품을 준비한다)을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포장한 다음 샤워날 들고 온다. 


<선물마다 카드에 메세지를 적어놓는다>


샤워 당일 간단한 먹을거리(핑거푸드-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와 음료를 준비하고 예비신부의 친구의 사회로 샤워는 시작된다. 손님들 모두 음식을 적당히 먹고 나면 간단한 게임을 하고 - 예비신부의 어머니가 커플맞추기 게임을 준비해오셨다. 게임에서 높은 점수를 딴 손님에게 준비한 선물을 주고 번호를 추첨해 선물을 나눠주는 시간을 가졌다. 


<디저트 테이블>


그리고 대망의 순서~ 뚜둔~ 선물 개봉식 



두 명의 친구가 예비신부에게 선물을 가져다 주면 선물포장을 열어본다. 포장 열어보는 것의 백미는 리본을 끊지않고 잘 풀어야 한다는 것 신부가 리본을 끊을때마다 아이 한 명씩 추가된다는 설이... 그래서 손님들은 리본을 더 복잡하고 짱짱하게 묶어온다.  


<단단히 묶인 리본을 열심히 푸는 예비신부>


이 날 예비신부는 20명이 넘는 아이들을 예약했다는 ㅋㅋㅋ 처음엔 조심조심하다 결국엔 과감하게 뜯어버리는 터프한 예비신부 선물 개봉식이 끝나면 예비신부에게 인사를 하고 그렇게 샤워는 끝난다. 


<미리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물받은 예비신부>









한국에 없는 샤워문화를 처음 접하고 초대장과 파티장 장식을 도와주고 관찰하고 방명록도 만들어 줬다. 손님들이 아주 귀여운 초대장이었다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더 좋았다. 예비신부가 나에게"Thanks for everything" 이라 했을때의 그  벅참이란.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