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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하비비

나의 결혼준비 이야기



연애 4년 차 연인, 결혼을 생각하다.



하비비와 알고 지낸 지 5년, 만난 지 4년만에 우린 결혼하기로 했다. 연애도 개개인마다 차이가 나고 각각의 타이밍이 있는 것처럼 나와 하비비에겐 올해 상반기가 결혼할 시기였다. 하비비와 꼭 결혼해야 한다는 마음이 확고하게 있었던게 아니였다. 그냥 4계절이 지나면 한살을 더 먹는 것처럼,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처음 결혼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 떠오르는 건 주변 지인이나 가족의 결혼식 장면 밖엔 없었다. 뭘 해봤어야 알거 아닌가. 이럴때는 먼저 경험해본 인생의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막막한 감에 일년 전 쯤 결혼한 노엘라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 어떻게 준비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언니가 경험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언니에게만 해당하는 부분이 있었고, 전반적으로 도움을 주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노엘라언니와의 통화를 끝내니 조금 알 것도 같았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은 개인의 결합으로 생각하지 않고 가족간의 결합으로 생각하니 양가 부모님들 의견 조율하는게 정말 어려울거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쉬운게 없을거라고 말을 전달할 때 잘 해야하고 그것때문에 우리 둘이 싸우게 될 수도 있다는 노엘라 언니의 말을 들으니 걱정부터 앞섰다. 그냥 '결혼'을 생각하기만 해도 절로 한숨이 나왔다. 생각해야할게 너무 많아 보였고, 내가 워낙 직설화법인 탓에 돌리고 돌리고 돌려서 말하는 것을 잘 할수 있을까. 중간에 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하나부터  열까지 쉬워 보이지가 않았다. 

하비비와 나의 의견을 먼저 나누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대화를 하다보면 이상하게 집안 편을 들어주는 경우도 있었고, 말에서 오는 오해도 종종 생겨 다투고 풀기를 반복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많은 이야기 끝에 우리끼리의 합의점을 찾았다. 예식에 허례허식을 용납 할 수 없다는 것이 나와 하비비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어떻게 예식이 진행되나 보러 갔던 하비비의 지인이 결혼식에서 예식은 20분 기념촬영을 30분을 하는 걸 보고 나서는 호화 결혼식이니 뭐니 쓸데 없이 지출을 늘리고 싶지 않았다.  우린 그저 몇달 전 읽고 크게 공감했던 기사의 제목처럼 쿨하게 -소박하게- 결혼하고 싶었다.


그리고 결혼과 예식을 준비 할 때 아래의 세 가지를 무시하고 우리만의 방식대로 하자고 손을 맞잡았다.

1. '다른 사람은 (            ) 했다더라.'
2. '원래 (              )은/는 하는 거라더라.'
3. '그런건 기본적으로 하는 거라더라.'

뭘 얼마나 하느냐에 예비 부부의 행복이 결정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갖추고 시작했다고 행복한 결혼생활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소박하게 했다고 해서 불행이 다가오지 건 아닐 것이다. 물질적인 행복감은 오래 가지 못하고 금새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변인들의 '카더라'통신에서 귀를 닫고 당사자인 예비신랑과 신부가 터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건 남의 결혼이 아니니까. 

물론 연애나 결혼은 개인차이가 크기 때문에 어떤 것이 맞다고 확언할 수 없으나 결혼식은 두 사람의 출발이지 결혼식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시작한다면 어떻게 준비하는게 두 사람에게 좋을지 알 거라고 본다. 두 사람의 상황에 맞게 하는게 가장 맞는 결혼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